[공동성명] 문화예술인에게 자행한 블랙리스트 사찰 및 검열의 공범인 유인촌 장관을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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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문화예술인에게 자행한 블랙리스트 사찰 및 검열의 공범인 유인촌 장관을 파면하라.
“(블랙리스트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청문회에서 주장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말이 거짓임이 또다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지난 17일 문화예술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부, 국정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와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MB정부 당시인 2009년 국정원은 당시 기조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여론을 주도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연예인 등에 대한 압박 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을 배제하기 위해 소속사 세무조사,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 인사조치 유도 등 전방위적 퇴출 압박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은 문화계 5개 분야 82명을 대상으로 퇴출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배포·관리한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행위로 인해 법치주의와 국가의 예술지원 공정성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다"며 "그 피해의 정도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렵고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여전히 조용한 정치권에 의문을 가진다. 유인촌 장관은 명백한 진실을 감추며 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을 했으며,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였다. 심지어 장관 취임 이후에는 뻔뻔하게도 정부의 공식적인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근거없는 비난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국회와 정부 그리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유인촌 장관을 임명한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사안을 모른 척 외면하며 인사를 강행했다. 이는 모든 국민에게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하며, 유인촌 장관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 그것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회 역시 유인촌 장관 내정과 관련한 책임에서 무관하지 않다. 국회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인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문화예술계에서 무수히 요구했던 블랙리스트 관련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고, 국민과 국회 앞에서 거짓으로 위증을 하고 있음에도 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한 점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유인촌같은 부적절한 인사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행정적 알리바이 제공을 위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점을 비판하며, 지금이라도 유인촌 장관 임명에 대한 국회의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국회는 유인촌 장관에 대한 탄핵을 즉각 추진해야한다.
끝으로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여전히 블랙리스트의 전조를 느끼며, 불안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예술 검열 사건은 계속되고 있으며, 문화부와 지역 곳곳에서 파행적인 문화행정은 여전히 과거의 고통을 상기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유인촌장관이 극구 부인하던 이명박 정부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법원의 판결까지 나왔다.
더 이상 정부와 국회는 방관해선 안 된다. 그간 우리의 요구는 일관되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의 권리를 회복하고 국가로 하여금 시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사회적 정의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 문화예술인을 차별하고 배제했었던 과거의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조금이라도 국가가 책임지는 방법은 윤석열 정부의 즉각적인 사과와 특별법 제정에 있다.
2023년 11월 22일
문화연대 · 블랙리스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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